2009-10-06

진실과 희망과 소통

미실 :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희망은 버거워 하구요. 소통은 귀찮아 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백성은 즉물적이에요. 떼를 쓰는 아기와도 같죠. 그래서 무섭고 그래서 힘든 것입니다. (중략)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조금씩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 (후략)

덕만 : (중략) 제 말을 믿지 못했겠지요. 새주께서 통치하시는 동안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니까요. 그렇게 늘 공포로만 다르셔 오셨으니까요.
이제 알겠습니다. 그것이 진흥대제 이후로 신라가 발전이 없는 이유였습니다. 새주님은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죠. 새주께서 나라의 주인이었다면, 백성을 자기 아기처럼 여겼을 테고, 그럼 늘 얘기하려 하고, 늘 이해시키려 하고, 늘 더 잘 되길 바랬겠죠. 허나, 주인이 아니시니까요. 남의 아들을 돌보는 것 같지 않았겠습니까? 늘 야단치고, 늘 통제하고, 늘 재우고 싶었겠죠.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 덕만 공주와 미실 새주(璽主)의 대화 中, 선덕여왕 39회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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